불면증으로 잠이 안 올 때 명상하면 좋아질까?
많은 현대인들이 '잠 자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 인구의 30~50% 정도가 겪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 되었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낮에도 너무 졸리거나 피로감이 지속되고 감정적인 변화가 커지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도 불면증일까?
단순히 어쩌다 한 번 잠이 안 오는 것인지, 불면증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 대개 다음과 같은 6가지 증상이 지속될 때 만성불면증으로 진단한다.
1. 불면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
2. 매주 3일 이상은 잠들기가 어렵다.
3.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깨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렵다. 누웠을 때 30분 이상 시간이 지나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깨는 시간이 30분 이상이 된다. 또한 수면 효율성이 85% 미만이다.
4. 잠들기 어려워 불편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5. 수면장애로 낮에 피로하고 기분 저하를 자주 경험하며, 일상 생활에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6. 수면장애로 인해 심리적으로 심각한 불편함을 느끼거나 사회생활에 방해가 된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진단을 하는 만성 불면증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이상 수면일 수도 있다. 이상 수면에는 원발성 불면증, 원발성 과수면증, 기면증, 호흡관련 수면장애, 일교차성 수면장애가 있다.
불면증의 원인
불면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가족 관계 혹은 인관관계로 인한 갈등, 업무나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같이 명백한 원인이 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천식과 같은 기관지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우울증 등 심신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불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질환으로 인한 약물 복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도 있다.
필자 역시 불면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원래 머리를 베개에 대면 바로 잠들어 버리는 스타일이라 평생 불면증이란 단어를 경험할거라고 상상조차 못하며 살았는데 우울증이 찾아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불면증이 찾아왔다. 매일 잠을 너무 잘 자던 사람이라 잠을 못 자는 상황이 반복되자 정말 힘들었다.
늘 온 몸을 긴장하고 웅크리고 있었다. 잠들기 위해 이리 저리 뒤척이면서 '자야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꽉 채웠다. 하지만 그렇게 '자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릴수록 정신이 더 맑아졌고, 조금 잠들고 싶은 마음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필자에게 찾아온 불면증의 원인은 우울감이었다. 다행히 우울감의 원인이 된 상황이 정리되면서 우울증상은 호전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불면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카페에서 일을 하던 시기라 손님이 늦게까지 있는 경우가 많아 수면 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았다. 또한 술을 자주 마셨고 담배도 많이 피었다. 불면증이 시작된 이후에는 술을 마시면 오히려 정신이 깨어나서 잠을 못 드는 날이 잦아졌다.
불면증이 생기면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 명상
불면증이 지속되던 어느 날, 명상을 10년 정도 한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 내가 잠들지 못하고 계속 뒤척이자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리고 친구는 어깨와 팔을 쓰다듬어 주면서 꽉 조이며 긴장하고 있던 몸을 풀어 놓을 수 있게 도와줬다. 그러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잠을 잘 수 있게 된 이후에 명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필자가 배운 것은 명상요가로 움직이는 명상이었다.
명상은 고대 인도에서 불교와 바라문교에서 나온 정신수련법으로 2천년 전 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했던 것이다. 명상을 제대로 하면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박사는 "수련법이 문제가 아니라 '이완반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슨 박사는 명상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고 이를 '이완반응'이라고 명명했다.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이란 우리 몸이 편안한 상태로 접어들 때 나타나는 깊은 휴식의 상태(삼매),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의 반응을 이완되고 편안한 상태로 되돌리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 몸에 내재되어 있는 능력으로 내적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완 반응이 일어나면 엔돌핀과 세로토닌이 발생하면서 혈압, 호흡, 근육의 긴장도 등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허버트 벤슨 박사 연구실과 다른 연구팀은 이완 반응이 우울과 불안, 통제되지 않는 분노, 불면증 뿐만 아니라 고혈압이나 월경전 증후군, 생리통과 과민성 대장 같이 스트레스와 관련한 질환 치료에 효과적임을 밝혀낸바 있다.
불면증으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명상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명상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허버트 벤슨박사가 말한 이완반응까지 일으키는 명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도자의 역량이다. 명상음악, 명상앱, 명상요가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찾아서 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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